신고가를 끌어올린 건 강남이 아니었다

서울 25개 구를 신고가 비중으로 줄 세우면 강남구가 7%로 최하위였습니다. 상위를 채운 것은 마포·양천·강동·성북이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면 대개 강남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2026년 8월 첫째 주 실거래를 구 단위로 줄 세우면 강남구의 신고가 비중은 7%였습니다. 25개 구 가운데 거래가 집계된 24곳 중 꼴찌입니다. 같은 주 서울 평균은 34.8%였으니 평균의 5분의 1입니다.

한 주의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열한 주를 이어 보면, 강남·서초가 아래쪽에 자리하고 그 위를 마포·양천·강동·성북·강서·관악이 채우는 구도가 반복됐습니다. 부동산 뉴스의 머리기사에 잘 오르지 않는 이름들입니다.

서울 25개 구 전체 순위

아래는 8월 8일 집계 기준 서울 25개 구 전체입니다. 그 주 서울 신규 신고는 966건, 그중 336건(34.8%)이 신고가였고 신저점은 21건(2.2%)에 그쳤습니다. 신고가가 신저점의 16배입니다. 그런데 그 평균 뒤에 7%에서 47%까지 벌어진 편차가 숨어 있습니다.

‘중앙가 변화’는 같은 평형밴드끼리 맞춰 비교한 값이라, 그 주에 어떤 평형이 많이 팔렸는지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표본이 너무 적어 비교가 무의미한 구는 빈칸으로 뒀습니다.

신규 신고가 비중 중앙가 변화
마포구 15 47%
양천구 50 46% -15.9%
강동구 40 45% -24.7%
관악구 30 43% -31.4%
강북구 37 43% -3.7%
성북구 58 43% +3.0%
강서구 68 43% +16.2%
성동구 12 42%
영등포구 32 41% -27.4%
광진구 10 40%
동대문구 48 40% +1.9%
서초구 26 38% +72.9%
중구 19 37% -1.0%
구로구 52 37% -5.8%
서대문구 41 34% -14.1%
송파구 51 33%
중랑구 57 32% -5.9%
동작구 68 31% -29.0%
은평구 41 29% -1.3%
노원구 122 26% -0.9%
용산구 8 25% -13.2%
도봉구 32 22% -5.0%
금천구 21 14% +5.3%
강남구 28 7% -16.6%
종로구 0

2026년 8월 8일 집계 기준. 종로구는 그 주 신규 신고가 0건이라 판정 불가입니다.

강남 7%는 값이 안 올랐다는 뜻이 아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숫자의 뜻입니다. 신고가는 최근 3년 안에 거래된 값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새로 갈아치운 거래를 셉니다. 그러니까 강남구 7%는 “강남 아파트가 싸졌다”가 아니라 “강남에서는 3년 최고가를 넘어선 거래가 드물었다”는 뜻입니다.

두 문장은 전혀 다릅니다. 강남·서초의 주요 단지들은 이미 직전 상승기에 높은 기록을 박아 두었습니다. 그 선을 다시 넘으려면 절대 금액으로 훨씬 큰 폭이 필요합니다. 20억짜리가 기록을 깨려면 수억이 움직여야 하고, 5억짜리는 몇천만 원이면 됩니다.

그래서 신고가 비중은 ‘어디가 비싼가’가 아니라 ‘어디서 이전 기록이 깨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 질문에 답할 때는 비싼 동네가 오히려 불리합니다. 순위표를 절대 가격 순위로 오해하면 정반대로 읽게 됩니다.

“강남이 안 올랐다”가 아니라 “강남에서는 기록이 덜 깨졌다”가 이 숫자의 정확한 뜻입니다. 그리고 기록이 깨지는 자리가 어디로 옮겨 갔는지가 이 여름의 이야기입니다.

기록을 갈아치운 실제 거래들

비중만 보면 추상적이니 실제 체결 건을 보겠습니다. 8월 첫째 주 서울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경신 사례들입니다. 괄호 안은 직전 최고가와 그 시점입니다.

단지 체결가 상승폭
송파 송파현대힐스테이트 60㎡대
직전 9억 5,000만 · 2023-09-08
14억 +47.4%
양천 강산빌라트 132㎡대
직전 8억 6,000만 · 2024-04-03
12억 6,000만 +46.5%
송파 우방 73㎡대
직전 9억 800만 · 2024-08-09
13억 2,500만 +45.9%
중랑 면목한신 67㎡대
직전 2026-05-27
7억 4,600만 +33.7%
광진 성동강변파크빌101 85㎡대
직전 2025-07-03
14억 7,000만 +30.1%
동작 우성2차 77㎡대
직전 2025-05-23
10억 5,000만 +29.6%

눈여겨볼 것은 직전 최고가의 시점입니다. 2023년 9월, 2024년 4월, 2024년 8월. 2년 가까이 깨지지 않던 기록이 한 주에 40%대씩 뛰며 경신됐습니다. 값이 조금씩 오른 게 아니라 오래 눌려 있던 자리가 한 번에 재평가된 형태에 가깝습니다.

다른 공통점도 있습니다. 상위 경신 단지들은 대체로 반경 500m 안에 교과학원이 30곳 이상 몰려 있는 자리였습니다. 송파현대힐스테이트는 초등학교 3곳과 학원 31곳 이상, 양천 강산빌라트는 학원 33곳 이상, 동작 우성2차도 31곳 이상입니다. 학원가 밀집 지역의 중형 평형에서 경신이 집중된 흐름이 읽힙니다.

다만 이건 상관이지 인과가 아닙니다. 학원가가 형성된 곳은 애초에 주거 선호가 높아 아파트 밀도와 거래량도 높습니다. 표본이 많은 곳에서 경신이 많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학원 수가 값을 밀어 올렸다고 읽으려면 훨씬 긴 기간과 통제된 비교가 필요합니다.

신고가 46%인데 중앙가는 15% 내렸다

위 표에서 가장 헷갈리는 대목입니다. 양천구는 신고가 비중 46%인데 중앙가 변화가 -15.9%입니다. 강동구는 45%에 -24.7%, 관악구는 43%에 -31.4%, 영등포구는 41%에 -27.4%, 동작구는 31%에 -29.0%입니다. 상위권 상당수가 값은 내렸습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계산 방식을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신고가 비중은 건수의 비율이고 중앙가는 가격의 위치입니다. 소형·구축에서 최고가 경신이 여러 건 나오고 동시에 중대형에서 값을 낮춘 거래가 섞이면, 건수로는 신고가가 많고 가격으로는 중앙값이 내려갑니다.

반대 조합도 있습니다. 성북구는 43%에 +3.0%, 강서구는 43%에 +16.2%로 두 지표가 같은 방향입니다. 금천구는 신고가 14%로 하위권인데 중앙가는 +5.3%입니다. 기록은 덜 깨졌지만 거래되는 값 자체는 올라간 자리입니다.

그래서 한 구의 온도를 판단하려면 두 지표를 반드시 겹쳐 봐야 합니다. 같은 방향이면 신뢰도가 높고, 엇갈리면 그 구가 안에서 갈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8월 첫째 주 서울에서 두 지표가 함께 올라간 구는 성북·강서·동대문 정도였습니다.

서초구 +72.9%는 어떻게 봐야 할까

표에서 가장 튀는 값은 서초구의 중앙가 변화 +72.9%입니다. 평형밴드를 맞춰 보정한 값인데도 이 정도가 나왔습니다. 신규 거래가 26건뿐이라 몇 건의 고가 거래가 중앙값을 통째로 밀어 올린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보정을 거쳐도 표본이 얇으면 이런 값이 나옵니다. 한 주 만에 서초 아파트값이 73% 올랐다고 읽으면 당연히 틀립니다. 지표 하나가 유난히 튈 때는 먼저 분모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47%가 일곱 건으로 만들어질 때

순위표를 볼 때 반드시 함께 봐야 할 열이 신규 건수입니다. 8월 첫째 주 1위 마포구의 신고가 비중은 47%였는데, 그 주 마포구 신규 거래는 15건이었습니다. 일곱 건이 신고가면 47%입니다.

같은 표에서 성동구는 12건에 42%, 광진구는 10건에 40%, 용산구는 8건에 25%였습니다. 이 구들의 순위는 두세 건이 만든 숫자입니다. 반면 노원구는 122건 중 26%로 하위권인데, 이 26%는 서른 건 넘는 경신이 뒷받침합니다. 어느 쪽 숫자가 더 믿을 만한지는 분명합니다.

얇은 표본이 만든 상위권 — 마포 15건(47%) · 성동 12건(42%) · 광진 10건(40%) · 용산 8건(25%)

두꺼운 표본이 뒷받침한 값 — 노원 122건(26%) · 강서 68건(43%) · 동작 68건(31%) · 성북 58건(43%)

이게 왜 중요한지는 2주 뒤 자료가 증명합니다. 8월 첫째 주에 42%로 8위였던 성동구는 8월 25일 집계에서 14%로 최하위권이 됐습니다. 같은 주 강동구와 성북구는 49%였으니, 서울 안에서 세 배 넘게 벌어진 셈입니다. 12건짜리 표본은 이렇게 움직입니다.

따라서 한 주의 순위표로 지역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열한 주를 통과하며 거래 건수가 충분하고 여러 주 연속 상위에 남은 곳으로 좁히면, 이름은 훨씬 짧아집니다. 성북·강서·강동·동작 정도가 그 조건에 자주 들어왔습니다.

신저점은 21건뿐이었지만

같은 주 서울 신저점은 966건 중 21건, 비중으로 2.2%였습니다. 신고가의 16분의 1입니다. 8월 25일 집계에서도 서울 신고가 412건에 신저점은 35건으로 열두 배 차이였습니다. 하방 압력 자체는 제한적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소수의 신저점을 열어보면 성격이 드러납니다. 8월 첫째 주 서울 최대 하락은 광진구 화양타워 15㎡대가 5,400만 원(-36.5%)에 체결된 건이었습니다. 직전 8,500만 원(2024-12-21) 대비입니다.

15㎡대면 아파트 본류라기보다 원룸형 물건입니다. 이런 건은 개별 사정에 좌우되는 폭이 커서, 하락률만 떼어 “서울 아파트값 36% 급락”처럼 읽으면 완전히 틀립니다. 최대·최소 사례는 언제나 평형과 물건 성격을 함께 봐야 합니다.

순위는 주마다 흔들렸지만 구도는 그대로였다

앞의 표는 한 주의 사진입니다. 열한 주를 이어 보면 개별 순위는 계속 바뀌는데, 중저가 지역이 위에 오고 강남권이 아래에 남는 구도는 반복됐습니다.

상위 하위
6/27 양천·광진·동대문 40% 안팎 강남·중구 10%대
7/03 동작·서대문·동대문·성북·구로 강남 18%
7/25 동작·성북이 강남을 앞섬 강남 3구 하위권
8/01 마포·양천·강동 45~47% 강남·서초 25개 구 맨 아래
8/08 마포 47% · 양천 46% · 강동 45% 강남 7% · 금천 14%
8/25 강동·성북 49% 성동 14%

눈에 띄는 건 성동구의 이동입니다. 8월 8일 42%로 상위권이었다가 8월 25일 14%로 최하위권으로 내려갔습니다. 반대로 강동·성북은 45%에서 49%로 올라 자리를 지켰습니다. 앞서 본 대로 성동의 그 주 표본은 12건이었고, 강동·성북은 40건과 58건이었습니다. 표본이 두꺼운 쪽이 순위를 지켰습니다.

강남구는 열한 주 내내 하위권을 벗어난 주가 거의 없었습니다. 7월 초 18%, 8월 초 7%. 서울 평균이 29%에서 38%로 올라가는 동안에도 이 구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서울 평균의 상승분은 강남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왔다는 뜻입니다.

중심에서 바깥으로 번지는 순서

중심지가 먼저 오르고 그 상승이 주변으로 번지는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서 오래 관찰돼 온 형태입니다. 중심지 가격이 오르면 같은 예산으로 살 수 있는 자리가 줄고, 밀려난 수요가 한 단계 바깥으로 이동합니다.

이 여름의 서울 데이터는 그 흐름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그림에 가깝습니다. 강남·서초에서 기록 경신이 잦아드는 동안 마포·양천·강동·성북·강서·관악 같은 한 단계 바깥에서 기록이 깨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에서는 광명·성남·용인 수지·화성 동탄처럼 서울과 맞닿았거나 광역철도로 이어진 곳이 위로 올라왔습니다.

자금 조건도 겹칩니다. 중랑·강북·금천·도봉·성북 같은 지역은 전세가율이 60%를 웃돌아, 전세를 끼면 실투자금이 적게 듭니다. 같은 예산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자리가 강남권보다 훨씬 많습니다.

다만 이 해석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열한 주는 확산 여부를 확정하기에 짧습니다. 실제로 확산이 진행 중인지, 아니면 서울 안에서 저가 매물이 소화되는 국면이 잠깐 지나간 것인지는 이 자료만으로 가르기 어렵습니다. 두 경우 모두 같은 형태의 숫자를 만듭니다.

관심 있는 단지를 직접 재보는 법

여기 나온 수치는 모두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실거래 자료에서 나옵니다.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관심 단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평형을 고정합니다. 같은 단지라도 84㎡와 59㎡는 다른 시장입니다. 묶어서 비교하면 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2. 최근 3년 최고가를 찾습니다. 그 평형의 3년 내 최고 체결가가 기준선입니다. 최근 거래가 이 선을 넘었는지가 신고가 여부입니다.

3. 층과 물건 성격을 확인합니다. 같은 평형이라도 저층과 로열층은 값 차이가 큽니다. 15㎡대 원룸형처럼 성격이 다른 물건이 섞이면 통계가 흔들립니다.

4. 그 구의 주간 거래 건수를 봅니다. 20건 미만이면 비중 지표는 참고치입니다.

5. 신고 시차를 감안합니다. 계약 후 등록까지 최대 30일 걸립니다. 최근 몇 주 자료는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이 다섯 단계를 거치면 뉴스에 나오는 “○○구 신고가”가 내가 보고 있는 단지·평형과 같은 이야기인지 아닌지가 금방 갈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세 조건을 모두 채운 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거래 건수가 충분하고, 신고가 비중이 여러 주 연속 상위였고, 중앙가 방향도 함께 올라간 곳입니다. 열한 주 동안 성북·강서·강동·동작이 그 교집합에 가장 자주 들어왔습니다. 강동구는 최고가 상위 열 곳 중 네 곳을 한 주에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반대 방향도 지켜볼 만합니다. 강남·서초의 신고가 비중이 다시 올라오는 주가 나온다면, 중저가 지역으로 퍼지던 흐름이 멈추고 중심으로 되돌아오는 국면일 수 있습니다.

이 결과가 말해주는 건 특정 구를 사라는 것이 아닙니다. ‘강남이 오르면 다 오른다’는 구도로 서울을 읽던 방식이 이 여름에는 잘 맞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상승의 출발점이 어디였고 그다음 어디로 번졌는지를 매주 같은 자로 재보면, 통념과 다른 순서가 나옵니다. 강남만 보고 있으면 25개 구 중 24곳에서 벌어진 일을 놓치게 됩니다.

• 집계 기간: 2026년 6월 13일 ~ 8월 25일 (11주)
• 구별 상세 표는 2026년 8월 8일 집계 기준
• 자료: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주간 신규 신고분)
• 신고가 = 최근 3년 거래 대비 동일 단지·동일 평형 최고가 경신
• 중앙가 변화는 평형밴드를 매칭해 산출
• 입지 정보(초등학교·학원·역)는 반경 500m 기준

이 글은 공개된 실거래 자료를 정리한 기록이며 특정 지역이나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개별 거래 사례는 해당 단지의 특수 사정을 반영할 수 있으며 지역 전체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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