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봇의 첫 매매 전략인 ORB+FVG는 유튜브 채널 @caspersmc 영상을 보고 시작했다. 사람이 차트를 보며 눈으로 그리던 규칙을 기계가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caspersmc에서 ICT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니
@caspersmc의 본명은 Jesse Rogers다. 데이트레이딩이 인생을 구했고 이제 그 방법을 가르친다고 자기를 소개하는 트레이딩 교육자다. 그래서 나는 이 전략 계열을 Casper 전략이라고 부른다. 봇 이름은 어디까지나 미장봇이고, Casper는 전략 하나의 별칭이다. 그가 새로 만든 전략은 아니다. ICT(Inner Circle Trader)는 Michael J. Huddleston이 퍼뜨린, 기관 자금의 흐름을 읽는다는 매매 이론이다. Casper는 그걸 초심자도 따라 하기 쉽게 다듬어 가르치고, 나는 그 규칙을 코드로 옮겼다.

그의 상품은 무료로 풀린 9쪽짜리 PDF부터 수천 달러대 멘토십 프로그램까지 있다. 나는 유료 코스를 사지 않았다. 무료 프레임워크 PDF와 영상, 커뮤니티가 TradingView에 다시 구현해 올린 오픈소스 스크립트만 보고 규칙을 역설계했다. 라이브 매매 증빙을 둘러싼 신뢰성 논란도 있는데, 그 이야기는 전략 리스크 점검을 다룬 7편에 따로 적었다.
ORB는 장 초반 상자를 뚫는 순간을 노린다
이 전략은 이름 그대로 ORB와 FVG를 합친 것이다. ORB(Opening Range Breakout)는 장이 열린 직후 첫 5분이나 15분, 30분 동안의 고가와 저가로 상자를 만들고, 가격이 그 상자를 뚫고 나가는 순간을 노린다. 이 상자를 오프닝 레인지라고 부른다. 장 초반의 방향이 하루 흐름을 예고한다는 오래된 관찰에 기댄 기법이다.
ORB는 1990년 Toby Crabel의 책에서 정리된 오래된 기법이고, Casper는 그 위에 ICT의 FVG를 얹었다.
가격이 급하게 지나가며 남긴 틈, FVG
FVG(Fair Value Gap)는 ICT에서 온 개념이다. 가격이 한 방향으로 너무 급하게 움직이면서 충분히 거래되지 못하고 건너뛴 구간을 말한다. 큰손이 시장가로 대량 매수나 매도를 하면 가격이 순식간에 뛰고, 그 사이에 매매가 얇게 지나간 틈이 남는다. 캔들 3개로 판별하는데, 상승 FVG라면 첫 캔들의 고가와 셋째 캔들의 저가 사이에 벌어진 공백이 그 틈이다. ICT는 가격이 이 틈을 다시 채우러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가격이 FVG로 되돌아올 때를 원래 방향으로 올라탈 기회로 삼는다. ORB로 방향이 정해지는 때를 잡고, FVG로 들어갈 자리를 고르는 식이다.
눈으로 그리던 규칙을 여섯 단계로 적어 보니
Casper는 이 셋업을 First Candle Rule, 5분 ORB + Retest 같은 여러 이름으로 부르지만 내용은 하나다. 흩어진 영상과 PDF, 커뮤니티 스크립트를 모아 기계가 따라갈 수 있게 적으면 여섯 단계가 된다.

미국 장이 열리는 09:30(ET) 직후 첫 캔들의 고가와 저가로 오프닝 레인지를 확정한다. 그 뒤 가격이 상자를 뚫으며 급하게 움직이면(displacement) 그 자리에 FVG가 남는다. 가격이 그 FVG로 되돌아오면 FVG 중앙에서 진입하고 손절은 오프닝 레인지 반대편에 둔다. 목표는 손절 폭의 3배, 위험 대비 보상으로 치면 1:3이다. 되돌아오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내가 이 규칙에 끌린 건 모든 조건이 숫자와 분명한 사건으로 정해진다는 점이었다. “오를 것 같다”가 아니라 “종가가 첫 캔들 고가를 넘고, FVG가 생기고, 그 FVG로 가격이 되돌아오면”처럼 참과 거짓을 가를 수 있다. 재량이 끼어들 틈이 적으니 코드로 옮길 수 있었다.
평생 하나의 셋업이라 상태가 적었다
Casper의 대표 슬로건은 “One Setup for Life”, 평생 하나의 셋업이다. 여러 지표를 섞지 않고 규칙 하나를 반복한다는 뜻인데, 자동화하는 쪽에서는 반가운 성질이다. 규칙이 하나면 상태가 적고, 상태가 적으면 상태머신으로 깔끔하게 표현된다. 진입가와 손절가, 익절가도 주문 전에 다 계산되니 봇이 할 일이 단순했다.
선물을 하지 않아도 따라 할 수 있었다. 원본 영상의 70% 이상은 나스닥 선물(NQ) 차트인데, 나는 선물은 하지 않기로 했다. Casper도 선물을 할 자본이 부족한 개인에게는 같은 셋업을 3배 레버리지 ETF인 TQQQ와 SQQQ에 맞춰 가르친다. 다만 원본을 그대로 베끼지는 않았고, 코드로 옮기면서 내 환경에 맞게 몇 가지를 바꿨다.
| 항목 | Casper 원본(레퍼런스) | 미장봇 구현 |
|---|---|---|
| 오프닝 레인지 길이 | 5분 또는 30분 | 15분 (09:30~09:44) |
| 진입 지점 | FVG 중앙 | FVG 중앙 (+ 정밀 진입 옵션) |
| 손절 위치 | ORB 중앙 | 직전 캔들 저점 |
| 위험 대비 보상(R:R) | 1:3 고정 | 1:3 / 1:2 (시간대별 분기) |
| 매매 종목 | NQ 선물 (주), TQQQ/SQQQ (리테일) | TQQQ/SQQQ |
이 규칙을 상태머신과 시그널 엔진으로 구현한 방법은 다음 편에 적었다. 규칙이 분명하다고 돈이 되는 건 아니어서, 그건 실거래와 백테스트에서 드러난 수수료라는 벽을 다룬 8편에서 숫자로 따졌다.
이 글은 미국주식 자동매매 봇을 만들며 남긴 개발 기록이고, 특정 전략이나 종목의 매매를 권하거나 언급한 전략의 수익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3배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이 크고 오래 들고 있으면 가치가 깎이는(decay) 위험이 있다.
참고한 자료: Opening Range Breakout 전략의 역사와 백테스트 (QuantifiedStrategies), ICT(Inner Circle Trader) 트레이딩 방법 가이드 (LiteFinance), Casper SMC 유튜브 채널 (@caspersmc), Casper SMC 5m ORB + Retest 커뮤니티 스크립트 (TradingView)